Gongha2009. 5. 28. 21:10





'사람 사는 세상'에 올라온 위의 동영상은 지난 2007년 12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당신과 퇴임 직전 마지막 송년회를 준비하면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당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접할 때마다 마음 한켠이 아려옴은 이제 어쩔 수 없는 병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49재가 끝나고 난 후 시간이 흘러 1주년이 되면 또 다시 아려올 것이고, 2주년 3주년...그렇게 해를 거듭할수록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질 겁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제 일상은 무언가를 하면서도 제 머릿속에선 단 한번도 당신 생각을 놓아본 적이 없습니다.
왜 그리도 빨리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까?
사진속 손녀 서은양도 당신을 저리 좋아하는데...

저는 당신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길 기도했으며, 대선 승리를 위해 주변 지인들을 설득하며 투표에 참여케 한 것 말고는 사실 특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 저는 정치와는 먼 일상을 추구했습니다.

이미 제가 아니어도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대한민국은 잘 돌아가고 있었으니까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자유와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만큼 당신의 직무수행 능력은 탁월하며 월등한 것이었던 셈이죠.

그 땐 그토록 당연한 것이라 여겼던 자유의 만끽이 요즘에는 왜 이리도 갈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었을 때...또 다시 당신의 본래의 자리를 되찾아 드리기 위해 나름 노력했고...
당신이 다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 이후에는 또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와서 민주주의를 만끽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당신의 업적을 폄훼했지만 저는 그 이유라는 것이 당신의 발목잡기에 혈안이 된 보수세력의 선동질에 넘어간 이들의 어리석음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노사모 웹사이트 회원가입은 되어 있으나 모임에 한번 참여해본 적 없고,
행사에 참여해본 적 없는 불량회원입니다. 노하우도 그저 노사모 일꾼을 뽑는 투표가 있을 때, 혹은 당신과 관련하여 좀 더 심도있는 정보가 필요할 때나 찾곤 했습니다.
당신을 지지함에 있어 집단적이기보다는 저 혼자로 족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남들 희망돼지저금통 꽉꽉 채워 보낼 때 저는 채워놓은 돈 너무 적어 온라인 계좌번호로 두어 차례 입금했던 것이 그나마 당신의 국민을 위해 펼치는 정치라는 것을 맛보는데 덜 미안했다고나 할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신에게 더 큰 힘을 실어주지 못한 제 자신의 못남이 한스럽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이제 제2의 노무현을 기대하며 그에게는 당신에게 보냈던 열정에 플러스 알파를 더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우리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좋은 나라, 희망이 가득한 나라로 바뀔 듯 합니다.

당신이 떠나신 후 많은 의혹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짱님 당신의 서거가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이제 편안히 쉬시고, 당신을 위한 불량 불교도인 저의 백팔배가 효험이 있다면 당신은 분명 극락세계에 가실 겁니다.
49재까지 때때로 시간내어 당신을 위한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왼손잡이이고 불교와 연이 있으시고 무엇보다도 서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서민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음에 기뻤습니다.
자꾸만 당신과의 공통점을 찾으려 애쓰는 저를 보며 돌아가신 양반 미련하게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손녀를 뒤에 태우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시는 뒷모습...
손녀 엉덩이 아플까봐 수건을 깔아주시는 배려를 잊지 않으신 할아버지..
이젠 정말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없음에 안타깝습니다.

회자정리를 말하지만 그 뒷면에는 거자필반이 있다는 불교에서의 가르침을 저는 믿습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떠나지 않았습니다.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은 그 권력이 평생 갈 것으로 착각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모습입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오 권불십년이라 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 국민은 어리석지 않으며, 속닥속닥 날로 해처먹는 권세가들을 믿지 않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역주의 타파와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노력한 당신의 가르침이었을테니까요.

노무현 대통령 생전 손녀와 함께 한 감동영상



어리석은 자들은 당신을 사지로 내몰았지만 훗날 역사는 분명 당신을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기록할 겁니다.
미완의 군주 정조와 당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을 미련한 권세가들은 모르는가 봅니다.

당신이 강조했던 몇가지 의미있는 가치들...
원칙과 상식, 신뢰의 정치
개혁과 민주주의 신장을 통한 역사의 진보와 사회통합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소통과 참여


그네들의 속좁은 정치는 아직까지도 이미 사자가 된 당신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강조했던 가치들에 대해선 살짝 흉내만 낼 뿐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시끄러운 입을 막을 것인가만 연구하여 실천에 옮기는 또라이 집단에 불과합니다. 
시청광장을 풀지 않는 것 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모사를 허용치 않는 것 하며, 국정 전반에 책임있는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의 입에서 당신의 추모열기를 두려워하며 국민들을 예비 시위자(범법자)로 몰고 있는 발언 등이 그 증거라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영화 <왕의 남자>에 등장했던 육갑이는 재주라도 잘 넘고 국민들에게 웃음이라도 선사했죠.
국민들로부터 얻은 바보라는 별칭을 무척 좋아했던 당신은 죽어서까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데..
현 권세가들은 정말이지 육갑을 떨어요. 이런 바보들 정말 없습니다. 자신들의 현재의 위치를 전혀 파악하지도 못하고 그저 그들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모습에 이제는 진저리가 쳐집니다. 



이제 내일 당신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러 광화문에 가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당신에 대한 글을 남길 때는 희망 가득한 그런 글을 남기겠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용서를 구합니다.
2004년부터 책 표지 뒷면에 언제나 적어뒀던 말 '그에게 간다. 기필코!!'
살아 생전에 지키지 못해 더욱 더 죄송합니다.



내가 사랑했던 노짱 안녕...


Posted by 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