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8.20 며칠 열병을 앓고...
Gongha2009. 8. 20. 08:22

준비중인 자격증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아 무리를 좀 했더니 몸이 예전 같지 않게 즉각 반응을 보여왔다.
심하게 열을 내며 침대 시트와 얇은 여름 이불을 온통 땀으로 적셨다.
3일동안 몸살을 앓았다.

그 둘째 날인 지난 18일 문자 하나를 받았다.

믿을수가없네요
벌써한해에두번이나
큰별이지다니


몸이 천근만근인지라 한참 후에야 확인한 문자였지만, 곧바로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를 직감했다.


중1 혹은 중2때로 기억되는 아직은 사회 돌아가는 모습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 시절이었다.
야자시간에 담장을 넘었다.
김대중 총재의 시장에서의 연설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사전에 알고는 있었지만 그 시각이 다가오자 학교 바깥은 시장하고 꽤 거리가 있음에도 웅성거림이 여느 때와 확연히 다름을 느끼던 차에 김대중 총재의 연설 목소리가 들려왔다. 학교 정문은 선생님이 지키고 계시니 담장을 넘어 시장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저녁 어스름한 시각이었다. 이미 이웃 지역을 돌고 차례대로 예정된 연설 지역인 필자의 고향에 도착하여 연설을 시작한 것이었다. 이미 모여 자리를 선점하고 계시던 어른들로 인해 김대중 총재의 자세한 모습은 볼 수 없었으나 이 분의 달변은 어린 마음에도 오래토록 기억되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때 당시 다른 어려운 말들은 잘 모르겠고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한 문장...
'나는 고로코롬 생각해부러요~'

고향이 전라도인지라 서울에 살면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동향 사람이 아니면 하지 않게 된다.
괜한 누를 끼치기 싫고, 어설픈 치기들의 빨갱이라는 공격에 질려 버렸기 때문일게다.
쥐뿔 역사에 대한 진지한 숙고없이 조중동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진리인양 얘기하는 부모세대와 그들에게 교육받은 세대들로 대변되는 이들과 김대중과 전라도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임을 몸소 체험한 이후에는 더더욱 신변잡기류의 대화로 분위기를 맞추곤 하게 되는 현실을 살아가는 소시민일 뿐이다.

왠일인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만큼의 서글픔은 없다.
솔직히 억울함도 그리 많지 않고, 미수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실만큼 사셨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게다.

다만 아버지의 내란음모사건이라는 허무맹랑한 조작사건 고문 후유증으로 큰아들 김홍일씨가 휠체어 신세를 지며 파킨슨병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어제 TV에서 처음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김영삼,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 중 전두환 대통령은 분명 용서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김영삼 대통령도 용서하셨을까?
지난 번 병문안하고 나오면서 'DJ와 화해했다고 봐도 좋다' 라는 말로 자신은 화해했다 했는데..
그 얘기 듣자마자 영화 밀양이 떠올랐다.
뭐 사실 김대중이라는 대인배라면 화해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만...
민주세력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몫을 짊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그러기 위해선 한나라당에 쓴소리 많이 해야 하는데 게 쉽지 않겠지?
역시 너무 뚱뚱한 꿈인가?


삼가 故.김대중 대통령님의 명복을 빈다.

'Gong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하™의 종교관  (0) 2010.01.30
쌀쌀한 날씨 덕분에...  (3) 2009.11.15
오늘 국회 모습을 보니....  (0) 2009.07.22
2009-07-21 종로타워 앞 언소주  (0) 2009.07.22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가보니...  (0) 2009.07.18
Posted by 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