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2012. 4. 6. 00:37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난 후, 나와 '좀 통하는 이'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중 나의 말들을 조금 정리하고 다듬어서 올려본다.




명동에 나가 영화 '건축학개론' 한편 때리고왔어요.
별점 3개정도?

다들 재밌다고 하는데 저는 왠지 약간은 부족한 것 같더라구요...

영화는 괜찮았어요.

근데 왜 이런 거 있는 거 같아요.

투표근을 단련중이어서 그런지...
제 스스로 무의식중에 사회고발 내지는 정치참여적인 장면을 조금이라도 기대했었나봐요.

예를들면 '써니'의 80년대 시위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장면,
'노는계집 창'에서의 TV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뉴스들...
'도가니'에서의 여러 부조리한 모습들.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그 당시 시대상황을 읽으려 하는 습성이 있어요.

그러한 면을 영화속에서 내가 못찾은 것인지 감독이 그러한 면을 배제했는지는 영화관람 후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이 영화에서 시대상황에 대해 제대로 얘기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에요.
삐삐도 등장하고, 강의실도 나름 예전 분위기 나고, 거리의 풍경이나 시내버스 모습, 철길걷기 등 ...90년대다운...'맞아, 저땐 그랬어' 하는 맞장구를 쳐주기에 충분한 영화였어요.

어쩌면 IMF를 몸소 체험한 저였기에 IMF 이전과 그 이후의 세상에 대한 판단기준이 너무도 또렷해진 것은 아닌가...
쉽게 말해, 순수함을 잃고 현실을 뼈저리게 느낀 세대인지라 너무도 현실적인 그래서 현실에 좀더 참여적인 대중문화를 추구하나봐요.

왜 남자들 담배를 피우기 이전과 이후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달라지듯...

예전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지금의 저는 일제시대 우리 문학계에서 순수문학을 지향했던 문인들보다는 카프문학을 추구했던 그네들에게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거든요. 개인보단 집단을 우선시하는, 개인의 안녕 혹은 영달보다는 민족이나 국가의 존속을 더 중시하는 이들이고 이들의 사회참여적인 역사의식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겠죠.

연예인으로 치자면, 김제동 같은 참여형 인물이 장동건 같은 미남배우보다 더 낫다고 보는 것과 유사하죠.
'얼마면 되는데?' 라고 말하는 원빈보다 '아저씨'에서의 원빈 상을 찾는 거겠죠.

'건축학개론'의 시대적 배경이 어쩌면 1996, 7년이기 때문에 80년대 군사독재나 민주화운동이후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이 많은 것을 성취했고, 당시의 젊은 청년들은 이미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저의 기대는 허무한 것일거예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감독의 1990년대 중후반에 대한 영화속의 접근은 백번 옳구요...

저도 '건축학개론' 같은 영화를 지난 민주정부 10년과 같은 시대분위기에서 봤다면 이런 느낌까지는 들지 않고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한 퍼즐맞추기' 정도의 후한 영화평을 할 것 같아요.

김상경이 주연으로 나오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을 저는 무척 좋아해요. 영화같지 않고 아주 일상적이며, 거기에서는 정치적인 면을 찾으려 애쓰지도 않게 되죠. 그리고 조금 영화다운, 픽션이 가미되어 즐거운 박해일이 나오는 영화 '연애의 기술' 같은 작품 역시 좋아해요.
역시 정치적인 면은 배제하고 보게 되죠. 하지만 요즘같은 시점에선...
같은 박해일 주연의 영화일지라도 '이끼'에 더 높은 평점을 주게된다는 거겠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고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는 저인지라..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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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하™